책 소개
• 이 책은 20세기 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어 현대문학의 불멸의 신화가 된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모음집이다.
• 이번 단편선집에는 독자들에게 <카프카적>인 것에 이르는 가장 믿을 만한 안내서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선정된 32편의 중단편 소설들이 실려 있다.
•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그의 대표작 <변신>을 비롯하여 카프카 스스로도 만족했던 작품인 <판결>, <시골의사>, 그리고 카프카가 죽기 전 원고들을 불태우게 할 때 유일하게 제외시켰던 작품으로 알려진 <굴> 등 카프카 문학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 그의 대표작 「변신」은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보니 자신이 벌레로 변해 있는 상황을 통해 인간의 무기력함과 왜소함을 그려내고 있다.
작가 소개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 체코 출생의 유대계 독일 소설가.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이다.
• 그는 프라하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독일인에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들로부터는 시온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척받으며 평생 불행하게 지냈다.
• 생전에 그는 출판업자들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발표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를 꺼렸으며, 발표된 작품들도 대중의 몰이해 속에 거의 팔리지도 않았다.
• 그는 죽음을 앞두고 친구에게 보낸 유서에서 자신의 모든 글을 불태워줄 것을 부탁했을 만큼 쓰는 것 외의 다른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세계의 불확실성과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은 타계후 전 세계에 알려졌다.
•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실존주의 소설가로서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1912년에 『실종자』(후에 『아메리카』로 개제), 『변신』을 쓰기 시작했고, 1914년에는 『유형지에서』와 『심판』 집필에 들어갔다. 1916년에는 단편집 『시골 의사』 등을 꾸준히 집필하나 폐결핵 발병과 연이은 파혼, 그리고 부자 갈등으로 인한 신경쇠약 증세로 1920년 말부터 1년 정도 휴식기를 보낸다. 1922년 1월 미완의 장편소설 『성』을 집필하기 시작하고, 같은 해 2월 단편소설 『단식 광대』를 완성하나 이후 폐결핵이 악화돼 1924년 6월 3일 빈 교외의 키어링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 『변신』 외에 대표작으로 『심판』, 『성城』, 『실종자』, 『유형지에서』,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 『시골의사』, 『시골에서의 결혼 준비』 등 다수가 있다.
목차
1부
변신
판결
시골의사
학술원에의 보고
굴
법(法) 앞에서
2부
작은 우화
나무들
옆 마을
돌연한 출발
인디언이 되려는 소망
집으로 가는 길
귀가
골목길로 난 창(窓)
밤에
승객
회랑 관람석에서
황제의 전갈
가장(家長)의 근심
3부
트기
콘도르 독수리
공동체
다리
프로메테우스
산초 판자에 관한 진실
사이렌의 침묵
시(市)의 문장(紋章)
만리장성의 축조
때묵은 책장
일상(日常)의 당혹
산으로의 소풍
양동이 기사
작품 해설 / 전영애
카프카에의 길, 카프카의 길
생각상자
• 나그의 등에 박힌 썩은 사과, 온통 부드러운 먼지로 덮인 곪은 언저리도 그는 어느덧 거의 느끼지 못했다. 감동과 사랑으로써 식구들을 회상했다. 그가 없어져 버려야 한다는 데 대한 그의 생각은 아마도 누이동생의 그것보다 한결 더 단호했다. 시계탑의 시계가 새벽 세시를 칠 때까지 그는 내내 이런 텅 비고 평화로운 숙고의 상태였다. 사위가 밝아지기 시작하는 것도 그는 보았다. 그러고는 그의 머리가 자신도 모르게 아주 힘없이 떨어졌고 그의 콧구멍에서 마지막 숨이 약하게 흘러나왔다.
- <변신> 중에서 -
• 주인공인 그레고르는 유능한 세일즈맨으로 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지만,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다. 처음에는 가족들도 놀라고 안타까워서 그에게 먹을 것도 갖다 주면서 챙겨주지만, 점차 귀찮아한다. 심지어 그의 누이는 벌레로 변한 오빠는 괴물이고 같이 살 수 없으니 내보내야 한다고 소리친다. 그는 지금까지 자기가 아닌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며 가장으로서 경제적 책임을 지고 있는 착한 아들이며 아버지였다. 하지만 가족들은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한 그를 보고 지금까지의 쌓아 온 그의 모든 존재가치를 부정한다.
• 작가는 자본주의에서의 인간은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 속에 틀어박힌 하나의 톱니바퀴에 지나지 않으며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철저하게 외면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누이의 말대로 남은 가족을 위해 죽음을 택한 그레고르의 모습은 희생이었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 조각이 등에 박혀 썩어가고 있을 때 가족들의 소외로 그의 마음도 썩어가고 있던 것이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벌레가 된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족을 위해 자신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방안에서 갇힌 채 죽은 그 순간까지도 감동과 사랑으로써 식구들을 회상한다.
• 소설속에서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참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그곳에 소속되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카프카의 충격적인 설정은 아마도 자본주의 시대에 의미 없이 직업에만 매달려 돈 버는 기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간성의 회복을 간절히 원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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